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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관련

PC를 이용하는 조명시스템의 한계

정신없던 7,8,9월이 마무리 되고 9월 말이 되니 시간이 좀 남는다. 7,8,9월 대관을 많이 했는데 그 중 8월달은 31일 중 23일이 대관이라 정말 정신없었다. (8월 초에 4일을 공공일 휴가로 정하고 8월 셋째, 네째 주 화요일에 공공일 정비일을 정하지 않았으면 조명 사고가 더 있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공공일을 운영하면서 바쁜적이 꽤 있었지만 이번 처럼 위기감을 느낄정도로 바쁜적은 없었다. 너무 대관이 많아 조명 장비가 고장날것 같은 위기감 말이다. 불행중 다행인건 그렇게 스케쥴이 빡빡했던 8월에는 사고가 없었고 9월에 크고 작은 사고가 3건 있었다.

 

첫번째 사고는 midiMonster가 먹통이 되는 사고였다. midiMonster는 Avolites Titan 프로그램에 미디컨트롤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인데 이게 갑자기 먹통이 되서 미디컨트롤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것이다. 다행히 마우스를 가지고 조명 오퍼를 잘 마무리를 했다. 이유는 아마도  USB 커넥터 접지불량으로 인한 신호단절때문일 것이다.

 

두번째 사고는 정말 어이없게도 판교현대백화점역에서 서울행 좌석버스 9401번을 타야하는데 안성 직행 8201번을 타서 대관시간을 1시간이나 늦춘 사고였다. 토요일 오후5시 공연 시작인 날이였는데 안성에 도착하니 3시30분 이였다. 택시를 타고 갈까 했는데 안성올때 보니 토요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이 꽉막혀 버스전용선을 타고 가는게 그나마 빠를것 같았다. 천만다행인게  8201번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공도 시외버스터미널이 바로 옆에 있었다. 얼른 뛰어가 매표소에 문의 해보니 금방 서울행 버스가 온다해 강남고속터미널행 버스를 탔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더니 고속도로 진입 300m 앞지점에서 접촉사고가 있어 20분 정도를 지체하고 5시 정도에 강남고속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지하철역으로 뛰기 시작해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 뛰고 또 뛰어 겨우 6시에 공공일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안성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안에서 조명준비하는 시간을 좀 줄이려고 조명감독에게 전화로 midiMonster 셋팅을 부탁했는데 이때 이상한 키를 눌러 그런지 midiMonster가 먹통이 되었고 midiMonster가 돌아가는 Linux 시스템 전체도 먹통이 되었다. 할 수 없이 이날도 마우스만으로 조명 오퍼를 마쳤다. (이상하게도 나는 Dell p2418ht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있는데도 마우스만 사용한다....)

 

세번째 사고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정말 복합적인 큰 사고였다. 이 사고 전에도 시스템이 좀 불안불안하긴했었지만 귀찬니즘과 연속적인 대관일정으로 인해 무리하게 시스템이 이용한게 화근이였다. 이날도 대관 중간 휴식시간에 컴퓨터 블루스크린이 떠서 한번 재부팅하고 다시 조명 오퍼중이였는데 갑자기 또 midiMonster가 먹통이 되었다. midiMonster가 먹통이 되면 첫번째로 하는 일은 midiMonster가 돌아가는 Linux System을 재부팅한뒤 다시 midiMonster를 재시동하는 것인데 이상하게 Linux System에 ssh 접속이 안되어 midiMonster를 실행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노래가 끝나는 시점에 윈도우와 Linux System을 동시에 재부팅했는데 이때부터 사고가 발생했다. 재부팅된 윈도우에 네트워크가 연결 되지 않는다. 초조한 마음에 기다리니 네트워크는 다시 연결되는데 재실행된 Avolites Titan에서 DMX 신호가 조명에 먹히지 않는다. 무대쪽 leDMX4 Pro 컨트롤러를 보니 네트워크 짹이 오렌지색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엥? 컨트롤러가 탔나? 예전에 한번 leDMX4 Pro 컨트롤러를 태워먹은적이 있는데 그 상황인가? 기본적인 핀조명이라도 들어오게 하고 싶었지만 ledDMX4 Pro 컨트롤러가 타먹은 상황에서는 불을 켤 방법이 아무것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조명없이 후반부 공연을 진행했는데 시간이 30분 정도 지나자 PC 네트워킹이 정상 작동하기 시작했고 갑자기 머릿속에서 띵하며 무슨 생각이 났던지 네트워크 스위치에 꽂혀 있던 모든 케이블을 빼고 PC와 ledDMX4 Pro 컨트롤러만 연결하고 DMX 스프릿터 설정을 좀 하니 조명이 다시 살아났다. 물론 midiMonster 없이 마우스로 조명오퍼를 마무리했다.

 

보통 조명사고가 나면 대충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날의 사고는 네트워크에서 발생된 알수없는 먹통으로 인한 PC 시스템의 에러 정도로 짐작밖에 할 수 없어 좀처럼 원인을 파악할 수 없었다. 다음날 시스템을 복구하면서 midiMonster를 실행시키는 Linux System의 ip 주소가 바뀐것을 알게되어 midiMonster를 실행실킬 수 없었던 이유는 파악했는데 PC 시스템의 블루스크린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블루스크린 뜨면 제일 쉬운방법은 PC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라 자세한 블루스크린 문제는 조사하지 않고 그렇게도 싫어하는 윈도우 재설치작업을 했다. 그런데 새로설치한 PC로 다음 대관을 진행하는데 이마저도 블루스크린이 뜬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이때 블루스크린을 봤을때 정말 심장마비가 올것 같았다.

 

어쩔수 없이 이벤트뷰어를 통해 시스템 로그를 살펴보니 치명적인 Kernel Power 41에러가 있다. 시간대를 보니 블루스크린이 떳던 시간보다 5~10분 정도 빠르게 모두 이 에러가 떴다.  구글링해보니 이 에러의 원인은 정말 다양했고 해결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었다. 해결방법을 모두 따라해보았지만 내 PC에 정확한 해결책은 없어보였다. 그래도 짐작이 가는게 있어 시스템 수정 후 블루스크린이 다시 뜨는지를 기다리는 중인데 블루스크린이 또 다시 뜬다면 새로 PC를 구입해야할 듯 싶다.

 

이렇게 사고를 연달아 겪으며 며칠을 보내니 PC를 이용한 조명시스템의 한계가 보인다. Avolites Console이 PC에 껍떼기만 덮어씌운 것이기는 하나 Avolites사의 최적화된 전원 및 윈도우 셋팅과 오로지 조명콘솔의 기능만 사용케하는 껍데기의 위용은 PC기반 조명시스템에서는 참 이루기 힘든 것들이다. 이런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배워가는 거지만...

 

P.S. 새로 수정된 시스템을 가지고 치른 두번의 대관에서 아직까지 블루스크린이나 Kernel Power 41 에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짐작했던대로 전력관련 문제가 맞는거 같다. 그리고 조명 백업시스템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마련해야겠다. 맨날 한다 한다 하고선 못했는데 이번 한가한 10월에는 꼭 완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