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공공일에 기이한 현상이 있곤했다. 한 예를 들면 공공일 인테리어 공사할때 내가 직접 전기공사를 했는데 공조실 전등에 불이 안들어오곤 했다. 불빛이 나지 않는 다른 전자기기로 연결하면 전기가 통하는데 꼭 전등만 작동이 안됐다. 당연히 그 전등도 다른 콘센트에 연결하면 불이 들어오는 정상적인 전등이였기에 귀신말고는 다른 설명이 안되었다. 그렇게 공조실 전등은 배전판에서 직접 전기줄을 따서 연결해 쓰고 있다.
몇년전부터 조명프로그램에 치명적인 에러가 자꾸 뜨는데 이걸 잡을 수가 없었다. 이상한건 특정시간 6시에서 7시사이에만 패턴없이 발생한다. 그것도 항상 제일 바쁜시기에... 이것도 분명 공공일 귀신의 짓일것이다. 음향감독에게 공공일 귀신이야기를 하니 말도 안되는 소리말라고 자기는 겁 많아서 그런 소리 싫다고 하지 말란다. 그러면서도 음향스튜디오에서 귀신 본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소리관련된 공간에 귀신을 이끄는 무언가가 있는거 같다. 공공일도 그래서 귀신 좀 있는듯하다. 아무튼 항상 이 귀신의 장난때문에 대관 공연 할때마다 마음 편히 못하고 모니터에 뭔가 뜨거나 조명컨트롤러가 조금만 작동 안되도 심장이 찌릿하며 철렁 내려앉는다.
이 귀신이 요즘 뭔가 심술이 더 났나보다. 며칠전부터 PC에 전기공급이 중단됐다는 로그와 함께 PC가 먹통이 되는 치명적인 에러가 하루에 한번씩 발생한다. 어쩔수 없이 보조로 보관해두었던 셀러론 PC로 조명시스템을 바꿨다. 이전에 사용하던 PC보다는 느리긴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설치하지 않고 조명프로그램만 설치해서 그런가 에러없이 깔끔하게 잘 작동한다. 이후 별다른 문제없이 잘 사용해오고 있지만 셀러론 PC 자체가 사양이 너무 낮아서 다시 교체해야할듯 싶어 고장난 PC를 집으로 가져갔다.
귀신들린 PC를 집에서 뜯어봤는데 뭐 별다른 이상이 없어보인다. 새로 PC를 구입하기엔 비용도 들고 귀찮기도 해서 일단 라이젠 5 2600을 지원하는 저렴한 보드만 하나 사서 보드를 교체해봤다. 보드 교체로 문제가 해결 안되면 파워를 바꿔보고 그것도 안되면 새로 PC를 맞춰보기로 마음 먹고 있었다. 오잉... 그런데 보드문제였나 하루에 한번씩 뜨던 정기공급이 중단되었다는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다. 때를 맞춰 갑자기 주마등처럼 예전 일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귀신들린 라이젠 5 2600 PC는 조명프로그램을 돌리고 공연이 끝나면 캠에서 찍은 SD카드영상을 복사해서 컷편집하는 작업을 수없이 했는데 그때마다 SD카드 인식이 됐다 안됐다하기도 하고 그로인해서인지 USB 포트 하나도 고장나기도 했던 일들이 갑자기 머리 속에서 번뜩인것이였다. 아마도 수없이 SD카드를 넣다뺐다 하는 과정에서 PC 보드에 전기 충격이 누적돼 보드가 고장난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살짝 맛탱이(?) 간 보드가 버티고 버티다 전기공급이 중단되었다는 에러까지 온것같다.
USB 인식이 됐다 안됐다 하고 USB포트하나도 고장났는데 컴퓨터를 잘안다는 이유로 내가 별스럽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사용한것이 이 모든 귀신의 장난을 불러 일으킨 것 같다. 이제 영상은 맥미니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니 PC에는 조명프로그램만 설치해서 사용해야겠다. 다시는 귀신의 장난으로 가슴철렁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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