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은 인디밴드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여러가지 이유로 기획공연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씩 인디밴드 분들이 찾아주시고는 하는데 오늘은 SyntaPunk라는 팀이 관동대 다른 두밴드팀인 59's('오구스'라고 부르심) 와 Vant팀과 함께 찾아주셨다.
처음 예약하실때 대학생이라고 하셔서 3팀 모두 대학생인줄 알고 사전 조명프로그래밍을 진행했는데 SyntaPunk팀이 알려주신 유튜브 링크의 곡들을 듣는데 약간 어눌한 느낌의 보컬과 몽환적인 신디, 기타 사운드가 너무 잘 어울려 "와.. 정말 대단한 대학생 팀이네" 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사운드 믹싱과 마스터링이 음향전문가가 아닌 내가 들어도 "와... 마스터링 진짜 잘했네..." 라는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음향비전문가인 내가 이런말을 하는 이유는 가끔 주변의 인디밴드나 프로가수가 몇천만원 들여서 만든 앨범이라고 해서 알려준 노래를 들어보면 정확히 이게 뭐 때문인지는 모르는데 보컬과 세션사운드 사이가 미묘하게 분리되는걸 느낄때가 거의 대부분이다. 이런 이야기를 같이 일하는 음향감독에게 말하면 싸구려 스튜디오에서 녹음해서 그렇다는데.. 뭐 내가 아나 싼데서 하면 저렇다는데... 암튼 조명프로그래밍을 하면서 SyntaPunk의 노래를 듣는데 노래를 들으면 들을 수록 점점 빠져든다. 음냐.. 완전 내스퇄이야... 빠져든다 빠져들어...
노래 자체가 몽환적이고 빠르지 않아 조명 프로그래밍은 빠르게 끝날거 같다. 프로그래밍 중 문득 이런생각이 든다. 대학생이 이정도의 노래를 만들고 이정도의 사운드를, 이정도로 마스터링 한다고??? 와... 요즘 대학생들은 진짜 대단하네.... 이런 생각을 하며 조명 프로그래밍을 진행했다.
주로 몽환적인 노래는 화이트를 기준으로 프로그래밍하는데 SyntaPunk의 노래 5곡도 거의 99% 화이트만 사용해서 Macro Based Mapping 프로그래밍으로 조명 프로그래밍을 끝냈다. 좀 더 세세한것을 대관 당일 리허설때 추가하기로 하고... 대관당일 Vant팀과 59's팀이 먼저 리허설을 했는데 관동대 실용음악과 학생들이라 그런지 연주 및 노래 실력이 대단하다. 정말 간만에 내가 프로그래밍한 조명이 부끄러울 정도로 정말 연주를 잘했다. 역시 실용과는 좀 다르긴 하네... 그리고 Vant와 59's팀은 대학생팀이고 SyntaPunk는 일반 인디밴드라고 리허설 전에 알려주셨다. 이제야 좀 수긍이 간다.
SyntaPunk팀은 사운드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장비가 엄청많으셨다. 난 조명전문이라 무슨 장비인지 잘모른다... 맥북은 앎.공연 후에 SyntaPunk팀원들하고 음향감독과 함께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렇게 많은 장비 가져가면 음향감독으로서 골치가 아파 아마도 다른 클럽에서는 싫어할거라고 음향감독이 그러니 SyntaPunk멤버 분들도 웃으면서 이번처럼 이렇게 셋팅 잘해주신 경우가 처음이라고 하신다. 아무튼 음향감독이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사운드가 정말 잘나왔다. 실제 라이브로 듣는게 더 좋았지만 그래도 이정도 라이브사운드를 뽑아낸게 정말 대단하다.
공공일을 2009년인가에 시작하고 얼마 지나서 아시안체어샷이라는 밴드가 지인을 통해 공공일에 온적이 있었다. 새로 결성된 인디밴드인데 공공일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것이였다. 그 당시 공공일은 기획공연같은 것도 없고 그냥 맥주 30병만 팔아주면 무료대관해주는 아주 열약한 상황이였는데 야생마같은 세녀석이 정말 메가톤급 멋진 공연을 보여줘서 내게 새로운 자극을 주었고 그 당시 나도 힘든 상황이였는데도 이 밴드를 어떻게든 도와주자라는 맘이 무작정 든적이 있었다. 하지만 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가끔 공공일에 올때마다 맥주정도 주는것 이상은 할 수 없었고 저렇게 멋진 밴드가 이렇게 묻혀 없어지는게 우리나라 인디판이구나라는걸 느끼며 내 자신을 한탄한적이 있었다.
다행히 아시아체어샷은 스스로 여러 밴드 경연대회도 나가고 그 실력을 인정받아 지금은 인디판에서 인정받는 밴드가 되어 마음 뿌듯하지만 다시금 내 마음속에 제2의 아시안체어샷 SyntaPunk가 들어왔다.
부디 SyntaPunk도 자신만의 음악으로 크게 성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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