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and 공연후기 : 맛집탐방

요즘들어 부쩍 대학생들끼리 친분을 이용해 모인 대관팀들이 많아졌다. 그저 타 대학 동아리끼리 모인 연합으로 하는 줄만 알았는데 몇몇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어렴풋이 본적도 있는것 같은 학생들이여서 오늘도 오지랖을 부려 한학생을 붙잡아 어떻게 모인 팀들이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대번 이전에도 몇번 대관했었던 학생들이라고 말하며 기억하시냐고 되묻곤한다. (이때 나의 뇌는 풀가동한다... 그래... 정확하지 않지만 기억나요...) 이럴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동아리 대관 공연으로 같은 공연장을 계속 찾아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마음 맞는 음악친구들과 함께 공연하기 위해 다시 찾아준 공연장이라니 뭔가 공공일이 잘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든다.

마음맞는 친구들끼리 모여하는 대관공연이라 그런지 포스터도 재미있다.

확실히 마음맞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공연은 참 잘하기도 하고 보기도 좋다. 오늘도 인천대 학생들이 많이 보인 공연이였는데 노래도 잘하고 연주도 잘한다. 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건 셋리스트에서 첫번째 곡이 빠지고 두번째 곡이 첫곡으로 연주되는거였는데 내가 정확히 체크를 하지 못해 유다빈밴드의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곡 초반 조명이 다른곡 조명으로 나가서 급하게 수습하느라 진땀도 나고 조명프로그래밍 준비할때 "아 이곡 띵곡 분위기 연출할 수 있겠는데..." 했던 곡을 초반부터 어그러뜨려 너무 아쉽고 학생들에게 미안했다. 처음 몇초들었을때 바로 아... 다음곡이구나 했어야했는데 프로그래밍했던 곡이 많다보니 바로 알아체지 못하고  30초 정도 지나야 파악이 되서 부랴부랴 수습하는 동안 초반 30여초 동안의 조명이 많이 부자연스럽다.

 

 

그런 날이 있다. 모든 팀들이 노래도 연주도 모두 잘해서 모든 곡을 명예의 전당에 올리고 싶은날 말이다. 오늘도 그랬는데 그렇다고 다 올리기도 그렇고해서 고민아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곡에서 고민이 풀렸다.

존메이어곡은 주로 기타리스트가 돋보이는 곡들이 대분분이라 Slow dancing in a burning room이 시작할때 오른쪽 기타리스트에 핀조명을 좀 강하게 넣어 퍼스트 기타리스트를 돋보이게 해놓았다. 존메이어곡이 주로 기타리스트들이 메인인 곡들이 대부분이라 보컬보다는 기타리스트를 돋보이게 많이 하는데 오늘도 같은 맥락이였다. 그런데 연주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기타리스트보다는 여보컬에 나의 관심이 집중된다. 보통 존메이어곡들은 기타리스트가 주목받는 곡인데... 그런데 오늘은 기타리스트가 아닌 보컬이 주목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묘했다. (어이... 학생... 기타가 메인인데...) 기분이 묘하면서도 여보컬음색으로 존메이어가 아닌 자기스타일로 마음껏부른게 나의 감정을 이렇게 뒤흔든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빠져드는 동안 갑자기 3:01부터 숨겨놓은 기타톤의 솔로가 나오는 순간 한번 더 쎄게 뒷통수를 얻어맞는다. 나는 기타를 쳐본적이 없어서 그런가 기타를 정확히 잘치는 것보다 기타톤이나 울림등에 크게 반응하는거 같다. 경희대 환타스틱스의 Everything 기타에 몇달동안 빠져든것도 그 이유때문이기도 하고... 

 

아무튼 퍼스트 기타리스트에만 핀조명을 강하게 넣어서 주목하지 못했는데 세컨 기타의 너무 편안한 연주에 뭔가 관록이 묻어나 보였다. 와이프가 피아노를 전공해서 가끔 음악관련 이야기하다 알게 된건데 고수들이 마지막으로 연마하는게 피아노를 빠르고 정확하게 치는것 보다 자기 감정을 터치감으로 표현하는 것에 많은 연습을 한다던데 왠지 이 학생에게서도 그런 관록이 느껴졌고 내 느낌이 맞는지 궁금했다. 궁금한걸 못참는 나는 다시한번 오지랖을 부려 공연이 끝난 뒤 기타 잘친다고 혹시 기타 얼마나 기타쳤냐고 물어본다. 초등학교때 부터 쳤다고 하는데 이정도면 나의 느낌도 꽤 믿을만 하지 않나 싶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