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명관련

조명 and 공연후기 : 국민대 디셈버(Distorted Reality)

나는 개인적으로 메탈 조명프로그래밍하는것을 좋아한다. 메탈을 연주하는 팀들은 거의 원곡 그대로 연주 하기때문에 조명오퍼할때 프로그래밍한대로 잘맞아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전에 나를 열받게 한 대학 락동아리가 있었다. 몇년전 국민대 디셈버 멤버들로 구성된 동아리인데 메탈도 완전 쎈거만 하고 가요도 완전 쎈 메탈버전으로 편곡된 것들만 해서 프로그래밍 준비도 어려웠고 실제 공연때도 준비된 조명이 여러번 무용지물된 그런 동아리다. 사실 진짜 열받은 이유는 저렇게 멋있게 잘하는 데 '내 조명이 못 받쳐주네..'라는 자괴감때문이였다. (지금 찾아보니 2019년때 였네...) 

 

 

그 이후로 국민대 디셈버 동아리가 대관예약 할때면 진짜 열심히 조명프로그래밍을 했다. 메탈로 편곡된 가요들도 이전에 실패한 영상(?)을 보고 다시 이를 갈며 프로그래밍했다. 그렇게 준비해서 그런지 다음번에는 좀 더 낫겠지했는데 지금보니 여전히 조명은 우울하네... 아무튼 저 당시 국민대 디셈버 멤버가 내 기억속에는 대학 메탈밴드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밴드였다. 보컬포스도 쩔고 세션들도 정말 파워넘치고 잘했다. 이후로 몇번 더 공공일에서 공연을 했는데 언제부턴가 저 멤버들은 안보이고 새로운 디셈버 학생들로 공공일을 계속 찾아주었다. 가만보면 대학밴드가 '왜 저렇게 잘해?!' '대단하네' 하면서 다음번엔 얼마나 잘할까? 하는 순간 군대나 졸업 후 취업 준비로 다시는 못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게 현실적으로 당연한건데도 한편으로는 참 아쉽다.

 

'그 형군대 갔어요.', '졸업했으니 취업준비해야줘. 사장님.' 맞다 먹고살아야지 ㅎㅎㅎ

 

여기 서교동에서만 공공일을 한 10여년정도 해보니 대학 밴드동아리의 실력이 대를 걸쳐 유지되는게 정말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무슨대학 중앙동아리라고 해서 얼마전에는 잘한것 같았는데 몇년 지나 멤버 바꿔서 보면 예전보다 못하고 뭐 그런식이다. (신입생들이 유입되니 당연한건데...) 특히나 저렇게 쎈 멤버 기수가 있는 경우 다음 기수 간의 실력차가 훨씬 두드러지는거 같다. 디셈버의 경우도 저 멤버들 다음 여러 기수가 있었는데 좀 약했던 기억있다. (못했다는게 절대 아니다!!! 국민대 디셈버 동아리 매우 잘함!!) 

 

 

아쿠야 다시 디셈버가 날 열받게 한다. Smashing Pumpkins의 듣도보도 못한 곡들을... 이건 좀 메탈치고는 좀 내 스퇄이 아닌데 이걸 다 프로그래밍 해야하나... 그리고 본공연때 뭔가 포스도 약하네... (참고로 이날 공연은 모두 비공개로 해달라고 했는데 이글을 위해 이곡만 일부공개로 바꿨다. 학생 문자주면 다시 비공개로 할께...)

 

이랬던 이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기타랑 노래만 했는지 4개월만에 완전 포스가 완전 바뀌어 왔다. 공연보고 깜짝 놀랐다. 왜 이렇게 잘해졌어!!! 그리고 롹스피릿 좀 장착했나 뭔가 포스가 나기 시작한다. 드디어 디셈버 다운 새싹이 돋아나는것인가....

 

 

그리고 1년만에 이친구가 다시 공공일을 찾아주었다. 다른 야생마와 함께... 이제 진정 롹커다. 코에 구멍도 뚫고 복장하며 헤어스타일까지 모든것을 갖췄다!! 연주와 노래 그리고 퍼포먼스까지 모자라는게 없다!!! 이젠 선배에 꿇리지 않아!!! 국민대 디셈버의 명맥은 유지된다!!!

 

 

이 팀 공연이 끝나고 나서 왠지모르게 자꾸 생각나는 한 밴드가 있었다. 예전 합정동 공공일에서 처음 만났던 아시안체어샷. 야생마들.... 

 

 

음악 스타일은 다를지라도 뭔가 원초적인 강렬함이, 지금 이 음악에 모든것을 쏟아붇는 뭐... 그런 느낌이 통해서일까? 디셈버 공연이 끝난 후 좀 이야기해보니 그 쎈 선배(심성보 이름도 기억한다고 ㅎㅎ)팀하고 같이 공연도 한다는데 내가 다 반가웠다. 아직 그 멋진 팀이 남아있구나... 그리고 또 다른 멋진 팀이 하나 더 생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