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한달 스케쥴이 모두 찬 2월이였다. (28일 중 4일은 "공공일 정비" 차원에서 예약을 받지 않았다.) 정말 바쁜 2월을 마무리 하고 있는 중 대관을 하루 앞 둔 2월19일 대관팀이 팀 사정으로 인해 급하게 3월1일로 대관날짜변경한다고 18일 저녁 늦게 연락이 와 19일 스케쥴을 3월 1일로 옮겼다. 우연히도 20,21일은 공공일 정비로 빼 놓은 날이라 간만에 3일을 연속으로 쉴 수 있어 급하게 자연휴양림예약을 하기로 했다. 어디로 갈까하며 전국의 자연휴양림을 검색하다 하이원 워터파크와 가까운 태백고원 자연휴양림에 19, 20, 21일 비는 숙소가 있는 걸 발견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다른 자연휴양림도 검색하고 비교해본 뒤 예약하려는데 불과 몇분이 지나 저녁 12시가 넘어 19일 예약을 하지 못했다.(다음날 전화해보니 당일예약은 안된다고 한다.) 마침 19일은 아버지 생신이라 점심때 가족식사 후 바로 휴양림으로 출발하면 딱이였는데 어쩔수없이 20일에 출발하기로 했다.
2월19일 가족들과 점심 식사를 마무리 하고 아버지 생신 케이크를 자르려는데 대관문의 전화한통이 왔다. 목소리도 익숙한 성신여대 락밴드 Thirsty Soul 선배였다. 당일 대관가능하냐는 것이였다. 이전에 예약한 클럽에서 이중예약이 되어 다른 공연장을 찾는 중이란다. 일단 공공일 스케쥴이 비어 있어 가능은 하지만 음향감독 스케쥴을 확인해야해서 전화를 다시 준다고 하고 음향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음향감독도 여자친구네 집 커튼을 달아주러 출발 직전이라 바로 대관이 가능했다.
가족식사를 오후 1시30분에 끝내고 공공일로 출발을 했다. 리허설은 3시부터고 공연은 6시부터였다. 공공일로 가는 도중 셋리스트를 받아 조명 프로그래밍이 안된 8곡정도를 유튜브뮤직으로 들어보니 프로그래밍하는데 시간이 걸릴만한 곡들이 4,5곡 정도 되는거 같았다. 식당에서 공공일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되는 거리라 최대한 노래라도 많이 들으면서 가려했는데 가족식사 한다고 나온터라 마침 에어팟도 집에 놓고 나온 상태라 시간이 좀 촉박하게 느껴졌다. 급하게 잡힌 당일 대관이라 전체 23곡 중 8곡 정도는 조명프로그래밍 없이 그냥 Busking 모드로 간단하게 진행해도 무리도 없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이친구들은 7,8년 전부터 꾸준히 찾아준 정말 딸(?)같이 고마운 팀이라 내가 그냥 대충 진행할 수 없었다. 공공일 도착해서 리허설 2시간, 휴식시간 1시간동안 프로그래밍하면 빠듯하지만 8곡 모두 멋진 조명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게 공공일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프로그래밍하는데 이미 조명프로그래밍 해놓은 줄 알았던 국카스텐의 몽타주 cuelist 내용이 모두 삭제되어 있었다. 지난번 showfile 업데이트 과정에서 내용물이 삭제된거 같다. 몽타주 프로그래밍은 좀 빡센데...하며 휴식시간에 밥먹지 않기로하고 정신없이 프로그래밍하니 모든곡을 마무리 짓고 몽타주 1/3정도 남겨 놓은 상황에서 휴식시간을 맞이했다. 약간 시간압박이 있긴했지만 몽타주 1/3도 잘 마무리했다.
이런말 쓰면 좀 그렇지만 2월19일 이날은 참 아다리가 잘 맞았다. 밥먹으러 갈때 음향감독도 이런 경우는 로또 맞을 확률이란다. ㅎㅎㅎ
공공일 조명프로그래밍은 대부분의 노래가 Cuelist로 이루어진다. 노래 한곡 한곡을 Cuelist로 만들어 저장하는 방식이라 노래 한곡 프로그래밍 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걸린다. 그런데 Avolites Titan의 경우 Autoload라는 기능이 있다. (MA2의 Cue 항목에서 CMD에 다른 squence를 load하는 것과 같은 기능이다.) 이 Autoload를 잘 쓰면 조명프로그래밍을 마우스 클릭만으로 가능케 모듈화 할 수 있다. 이렇게 모듈화하면 Cuelist 프로그래밍 결과물이 정말 깔끔해서 나중에 Cuelist 내용을 변경할때도 간단하고 빠르게 할 수 있고 결정적으로 프로그래밍 시간을 엄청 줄일 수 있다.
하지만 Autoload를 이용한 조명프로그래밍이 만능은 아니다. 예를 들면 대관이 10일 연속으로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미리 만들어 놓은 노래 Cuelist들이 많이 있다고 총 프로그래밍해야하는 노래는 50여곡 이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곡들을 미리 프로그래밍 해놓았어도 항상 대관하루에 준비해야할 곡이 5~10 이상은 꼭 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Autoload를 이용해서 모든 노래를 Cuelist로 만들어 놓으면 무빙등을 바꾸지 않는 이상 앞으로 그 노래는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어 이상적이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조명프로그래밍 해야할 곡들이 너무 많을 경우, 조명 질을 거의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빠르게 조명프로그래밍을 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오랜 시간끝에 내가 고안해낸 Macro Mapped Cuelist 방식이다. 이 방식은 Busking 모드를 베이스로 한 방식으로 발라드나 단순한 락등을 빠르게 조명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조명의 수준도 꽤 높다.
수년에 걸쳐 여대 밴드동아리들 대관하는 모습을 보면 Brotherhood 라고해야하나 일반 밴드동아리보다 뭔가 끈끈한 게 있다. 성신여대 Thirsty Soul도 마찬가지인데 다른 여대 밴드와 좀 다른 점은 졸업후에도 동기들끼리 계속해서 밴드를 하는 기수가 많다는 것이다. Thirsty Soul 현재 메인 기수가 27기인거 같은데 이날만 해도 21.5팀이 21기와 22기로 이루어진 팀이니 거진 5,6년 전 기수이고 eo팀도 25기, 또 여름의 소피 팀도 20기 기수로 모인 팀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날 공연을 보면서 정말 뿌듯하고 뭉클했던건 거의 밴드 초창기부터 봐왔던 21.5팀의 퍼포먼스가 너무 성장했다는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공공일이 키워줬다"는 21.5팀 멤버의 장난스런 말에 "TS가 공공일 키워줬다"고 맞장구 치며 웃긴했지만 공연 중에 글렌체크의 60's Cardin을 다시 보며 과거의 앳띤 신입들에서 폭풍성장한 밴드로 교차되는 모습에 정말 잘컸구나 애들아 하며 눈물이 찔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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