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 클럽의 조명셋은 2016년 12월 부터 프로그래밍된 수천여 큐리스트들이 계속 추가되고 업데이트 된것들이다. 그 만큼 다른 공연장과는 차별화된 조명이 나올 수 밖에 없고 그 누구도 2~3년 안에 이정도의 조명수준을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다. 설사 누군가 내 조명 show 파일을 훔쳐간다고 한들 최소 몇년간 Avolites Titan 프로그래밍과 macro, Titan API를 연구하지 않는 이상 이 수 많은 큐리스트들을 바로 다른 공연장에서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6년 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show 파일을 유지해오는 사람으로서 정말 중요한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이 Titan show파일은 7여년동안 내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온 핵심 자산이다. 이 show 파일을 가지고 나는 노래에 맞는 cuelist를 검색해서 조명오퍼를 하고 cuelist 항목에 없는 노래라면 사전에 프로그래밍을 해서 준비를 한다. 노래별로 cuelist 조명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게 되면 시간을 정말 많이 잡아먹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속적인 고품질의 공연조명을 제공하고자 한다면 이는 필수적이다. 가끔 이전에 프로그래밍 해 놓은 곡들이 다시 공연될 예정이라면 뜻밖의 시간 절약으로 업무량이 줄어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show파일이 자칫 잘못된 조명 프로그래밍 습관으로 모두 버려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공공일 클럽의 조명기들은 100% 값싼 중국산이다. 그렇다고 완전 저렴한 것들도 아니다. 내가 직접 사용해보고 성능이 꽤 좋은 놈들 중 선택한 놈들이다. 보통 중국산 제품의 성능 및 내구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리 그렇게 나쁘지 않다. (특히나 순수 가성비만 따진다면 안쓸 수 없다...) LED Par의 경우 고장나는 부위가 대부분 LED 칩셋 파트이기에 간단한 LED 칩셋 납땜만으로 정말 오랜시간 사용가능하다. 하지만 LED Moving의 경우 부품이 꽤 복잡해 고장이 났을 경우 부품을 직접수리하는 방식보다는 블럭단위의 부품을 교체해야 추후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다. 유럽이나 미국산 정품 조명기라면 아마도 중국산 조명기보다는 훨씬 고장없이 사용가능 하겠지만 오랜 세월을 이기는 조명기는 있을 수 없다. 정품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 고장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고장나면 직접수리하든 수리를 맡기든 해서 고쳐 써야한다. 나 역시 오래된 LED Moving의 고장으로 (지금생각하면 정말 쓸데없는) 수리비를 많이 써봤기때문에 새로운 LED Moving 8대를 구입할 때 고장이 자주 나는 부품을 여분으로 3개 정도 추가로 구입했더니 5,6년 동안 LED Moving을 별다른 큰 문제 없이 정말 잘 사용했다. 하지만 6,7년이 지나면서 고장난 LED Moving의 부품을 여러번 교체하다보니 여분 부품이 다 떨어져 이제는 LED Moving이 고장나면 수리 방법이 없다. 필요한 부품을 더 구입하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지만 중국산 조명기 단점 중의 하나가 제품 구매 후 몇년지나면 제조업체가 사라지는 경우가 정말 많다. 즉 제조업체가 사라져서 부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할 수가 없는 것이다. 6, 7년이면 뭐....
여분의 부품을 모두 사용한 지금, 모든 LED Moving이 정상이지만 앞으로의 고장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기에 기존의 Moving과 LED Par를 중고로 판매하고 새로운 조명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LED Par의 경우 새로 구입한 것과 기존의 조명기의 dmx channel 수는 달랐지만 그 속성 순서가 같아서 dmx address 조절만으로 기존의 cuelist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led moving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새로운 led moving 경우 dmx channel 수는 같았지만 그 속성 순서가 틀렸고 몇몇 속성(예를 들면 zoom, strobe)은 dmx 값이 틀려 기존의 cuelist를 바로 사용할 수 없었다.
이럴때를 위해서 Avolties Titan은 Exchange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의 조명기와 새로운 조명기의 속성을 매칭시켜서 dmx channel 수나 순서가 틀려도 기존의 프로그래밍된 것을 모두 재사용할 수 있는 정말 환상적인 기능이다. 그런데 이 Exchange기능을 완벽하게 사용하려면 반드시 조명 프로그래밍할때 Palette을 사용해서 해야만 나중에 수많은 playback들을 일일이 수정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초창기에 프로그래밍했던 수많은 playback들과 cuelist들 중에서 hard recording된 playback들과 cuelist들을 재사용할 수 없었고 그나며 최근 몇년간 Palette을 이용해 프로그래밍된 playback들과 cuelist들은 재사용 할수 있었다. 포인트는 프로그래밍할 때 Palette을 이용해서 프로그래밍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경우를 겪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년간의 노력이 물거품될 수도 있기에 누군가는 꼭 알아야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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