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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관련

내게 영향을 준 조명 디자이너(Jefferson Waful)

밴드 Phish의 조명 디자이너 Jefferson Waful

이글은 원래 2018년 5월 24일자 네이버 블로그 글이였고 붉은색 글은 티스토리로 옮기면서 추가한 글이다.

 

Avolites Titan Show파일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해서 공공일 조명시스템을 Avolites Titan에서 Grand MA2로 옮기려 했던적이 있다. 당시에 Cuelist로 모든 대관곡을 프로그래밍하고 있었는데 이 작업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 이 참에 콘솔을 MA2로 바꾸면서 Busking을 메인으로 하는게 어떨까하고 말이다. 일단 MA2 Busking으로 유튜브를 열심히 검색했는데 그 중에서 쓸만한 녀석이 바로 Jefferson Waful의 이 영상이다. 

 

 

이 당시 Busking에 관련해서 제일 궁금했던게 화면에 무얼 배치하고 Fader나 Executor에는 뭘 넣느냐였는데 이 영상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여담으로 공공일에 핀조명을 설치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 영상때문이였다. 이 영상을 보기전까지만 해도 핀 조명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는데 핀조명을 메인 Fader에 위치시킨체 컨트롤하는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였고 핀조명의 효과도 메인 조명 효과 못지않게 임팩트가 크다는걸 이때 알았다. 그 다음으로 인상적이였던건 터치스크린에 다음곡을 위한 설정이나 페이지 이동같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것들을 배치하고 Fader나 Executor, X-Button에 자주 사용하는 것들을 배치한다는 점이였다. 그리고 X-Button과 Command Screen을 메인으로 속기타자 치듯이 다다닥 치는데도 조명은 환상적으로 나오니 부러움이 아닌 짜증이 좀 나기도 했다.

 

불행중 다행으로 내 Titan Show 파일문제가 해결되서 MA2 Busking 스타일을 시도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은 완벽주의자 성격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Cuelist를 메인으로 하는 조명프로그래밍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나한테 맞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사람의 영상을 끝까지 보면 이 사람이 한 밴드만 조명 디자인과 오퍼를 수년동안 계속 해온것을 알 수 있다. 즉 이 사람의 머리 속에는 이 밴드의 모든곡, 그것도 세세한 부분마저도 모두 Cuelist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고 노래를 듣자마자 go버튼만 누르는 것 마냥 손이 여기 저기로 저절로 가는것이다. (외국 조명프로그래머들은 이걸 Muscle Memory라고 부른다.) 공공일은 매일 다양한 곡들이 연주되는 공간이다. 대관이 많을때는 일주일에 5일씩 하루에 평균 25곡씩 할때도 있다. Busking을 위해 일주일에 125곡을 머리속에 넣어둔다음 Busking을 한다? 아마 그것보다는 현재처럼 Cuelist로 프로그래밍해서 리허설때 타이밍만 맞춰서 Go버튼을 누르는게 소심한 완벽주의자인 내가 원하는 조명 수준을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고 모든 곡을 Cuelist로 저장하는것도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해서 현재는 헤비메탈 처럼 빠른 곡들만 Cuelist로 프로그래밍하고 발라드 같이 느린 곡은 Busking을 위한 매크로를 개발해서 사용중인데 정말 작업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그렇다고 조명의 퀄리티가 떨어지지도 않아서 정말 만족중이다.

 

조명프로그래밍을 하다보면 내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나 장비에 한계를 느낄때가 많이 있고 다른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멋진 조명셋이 나올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사용해봐도 거기에서도 같은 문제를 마주하게 될 수 밖에없다. 기술이나 장비를 새로 습득하는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무언가 하나를 마스터하는게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한다.

 

Avolites Titan을 MA2로 바꾸면 뭔가 더 좋아질거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있었는데 이 영상을 연구하면서 환상이 좀 깨진거 같다. 멋진 조명은 비싼 장비가 만들어주는게 아니라 내가 투자한 시간이 만들어주는 것같다.